소화불량으로 오인된 췌장암… 늦은 진단이 부른 비극


 영국 여성, 건강 생활에도 췌장암 말기로 사망… 당 섭취와 위험성 경고

건강한 생활을 하던 영국의 한 40대 여성이 소화불량으로 오인된 췌장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췌장암의 초기 증상이 모호해 조기 진단이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러닝 동호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엠마 킹(가명·40대)은 2017년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속이 더부룩한 느낌과 불편함이 지속됐지만, 의료진은 단순 배탈이나 밀가루 불내증으로 진단하며 추가 검사를 권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킹은 이상을 느껴 재차 병원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도 구체적인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증상이 악화된 후 2년이 지나서야 그녀는 CT 촬영을 통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때는 이미 암이 간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킹은 항암 치료를 통해 암을 관리했지만 치료는 불가능했다. 2021년, 그녀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건강한 생활과 췌장암의 모순적 사례

킹의 사연은 건강한 생활이 췌장암 예방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해 중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됐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은 40대 건축가가 건강을 위해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음에도 췌장암 2기를 진단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복부 통증과 식욕 부진을 느끼며 병원을 찾았고, 상담 과정에서 커피믹스와 탄산음료를 자주 마신 습관을 털어놨다. 의사는 "탄산음료와 커피믹스의 과도한 섭취가 췌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당분 섭취와 췌장암의 연관성

전문가들은 당분 섭취가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임을 경고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수산나 라르손 박사 연구진은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설탕이 첨가된 음식 섭취와 췌장암 발병 간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 설탕이 든 커피믹스, 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췌장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특히 췌장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당분 섭취가 과도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라르손 박사는 "췌장암은 공복 혈당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며, 당 섭취를 줄이고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 어려움과 증상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환자가 복통을 겪지만, 이는 일반적인 소화불량이나 배탈 증상과 쉽게 혼동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명치 통증이며, 암이 진행될수록 허리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당뇨병이 췌장암의 중요한 징후로 꼽히는 만큼 원인 모를 체중 감소, 지속적인 복통,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생 등이 나타나면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예방을 위한 경고와 당부

췌장암은 발병 후 생존율이 낮고 진행 속도가 빠른 암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췌장암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건강한 식습관과 정기적인 건강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당분 섭취를 줄이고, 복부 통증이나 체중 감소와 같은 증상이 지속될 경우 즉각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엠마 킹의 비극적 사례는 췌장암 조기 진단과 예방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며,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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