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문제 해결 및 고객 경험 개선 목적… 7년 만에 매장 개방 정책 폐지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이달부터 북미 지역 매장에서 화장실과 카페 공간 이용을 제품을 구매한 고객으로 제한하는 새로운 지침을 도입한다. 이로써 2018년부터 시행돼온 '매장 개방 정책'은 7년 만에 종료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강화하고 매장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재시 앤더슨 스타벅스 대변인은 "1월 27일부터 북미 지역 1만1000여 개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만이 카페 공간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책은 각 매장에서 안내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공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화장실 개방 정책이 초래한 안전 문제와 매장 환경의 악화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WSJ는 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발송한 공지를 인용해 새 지침에 '괴롭힘, 폭력, 폭언, 음주, 흡연 금지' 등의 방침이 포함됐으며, 이를 매장 내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바리스타는 새 정책에 불응하는 이들에게 퇴장을 요청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법 집행 기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새 정책은 화장실 이용뿐 아니라 무료 식수 제공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주문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로 제공되던 식수는 이제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만 제공된다.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기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화장실 개방 정책의 종료 배경
스타벅스의 '매장 개방 정책'은 2018년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두 명의 흑인 남성이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은 채 매장에 앉아 있다가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당시 체포 사건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스타벅스는 누구나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 정책을 발표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마약 중독자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매장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매장 직원과 고객의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실제로 2022년에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16곳이 폐점되기도 했다. 당시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매장 안전 문제로 인해 화장실을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는 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객과 네티즌 반응 엇갈려
이번 정책 변경에 대해 고객과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매장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또 다른 고객들은 "공공 화장실이 부족한 도심 지역에서 스타벅스가 사실상 공공 서비스를 축소한 셈"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노숙자와 같이 스타벅스 화장실을 의존하던 취약 계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매장 개방 정책은 스타벅스가 단순한 커피 체인을 넘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며, 정책 폐지가 안타깝다는 의견을 전했다.
안전과 서비스 품질,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스타벅스의 새로운 정책은 매장 안전과 고객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통해 매장 내 안전 문제가 얼마나 해결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공공 서비스와 기업 운영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향후 스타벅스가 직면할 최대 과제"라고 분석했다.
1월 27일부터 시행될 이 정책은 글로벌 커피 체인으로서 스타벅스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