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내 성적 우수자 차별 논란
공식 사과와 함께 교육의 공평성 약속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중학교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식사 구역을 운영하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결국 제도를 폐지했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청두 청페이 중학교는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 고급 도시락과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는 '우수생 식사 구역'을 운영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학교 측은 월별 시험에서 학업 성적 1등, 특정 과목 1등, 혹은 학급 내 가장 성적이 발전한 학생들을 선발해 이들에게 특별 대우를 제공했다. 이들은 급식실 내 별도의 공간에서 고급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적 조치가 알려지자 중국 내 누리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누리꾼들은 "학교에서부터 차별을 배우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모든 학생이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할 공간에서 성적으로 급을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지난 17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학교는 "사려 깊지 못한 결정이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모든 학생의 복지를 공평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중국 내 교육 환경과 철학의 변화와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현재 중국은 과거의 학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중국 교육부는 초·중등학교에서 성적 순위를 공개하는 행위를 금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을 지나치게 성적으로 평가하는 문화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억압할 수 있다"며 "균등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페이 중학교 사건은 성적 중심주의가 교육 현장에서 가져오는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