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외로움을 달래는 서비스인가, 사회적 고립을 부추기는가
일본 도쿄에서 돈을 내고 포옹이나 무릎베개 등 신체적 접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카페가 문을 열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소이네야 카페’로 불리는 이곳은 고객에게 감정적 위안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스킨십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사회적 고립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쿄에 위치한 소이네야 카페에 대해 보도했다. 이 카페는 고객이 직원과 함께 잠을 자는 등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페 측은 "고객에게 편안한 잠자리와 질 높은 수면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카페의 서비스 가격은 다소 파격적이다. 예를 들어, 20분간 낮잠을 자는 데는 3000엔(약 2만8000원), 밤새도록 10시간의 수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5만엔(약 46만원)이 든다. 또, 직원의 무릎에 머리를 기대거나 3분간 포옹을 받는 데는 1000엔(약 9000원)이 필요하다. 같은 가격으로 직원과 1분간 눈을 마주보거나 등을 토닥여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하지만 카페 측은 "여성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 이상의 신체 접촉은 엄격히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독특한 서비스는 일본 사회에서 점점 증가하는 '정서적 고립'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SCMP는 "일본에서 친밀한 관계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16~24세 여성의 45%, 남성의 25%가 스킨십에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싫어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소이네야 카페를 이용한 한 남성 고객은 그 이유를 솔직히 털어놓았다. 30대 남성 이노우에는 "여성과 대화할 때 그들이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웃고 있더라도 거짓말을 하거나 내 뒤에서 욕을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에서는 이런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은 극명히 엇갈린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소이네야 카페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준다고 평가한다. 한 네티즌은 "긴 하루를 보낸 후 집에서 기다리는 건 차가운 침대와 남은 음식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보살핌과 포옹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부는 "낯선 사람과의 신체 접촉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서비스에 의존하면서 실제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면, 결과적으로 사회적 고립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이네야 카페의 등장과 논란은 현대 일본 사회가 직면한 정서적 고립과 인간관계의 단절이라는 문제를 다시금 조명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일본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공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